본문 바로가기

Game

2022년 즐긴 게임과 궤도에 대한 이야기

갑작스레 궤도가 뭐냐는걸 보여주는 이미지

대충 위성을 발사해서 지구를 빙빙 돌게한다던가 뭐 이런거 생각하면 된다.

 

"게임은 학습이다" 라는 이야기는 게임에 관한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이다.

뭐 게임의 룰을 익히고 그걸 사용하는데에 있어 숙련도 상승 및 성취감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로 한줄요약.

 

2022년에 즐기는 모바일 겜을 여럿 갈아치운 상황에서 학습 보다는 "궤도에 오른다" 라는 말이 내게는 더 적합한 듯 해 보인다.

 

소위 "분재 게임" 이란 말이 있는데 이는 게임 내에서 매일 해야하는

일일, 주간, 월간 퀘스트(혹은 횟수가 정해진 컨텐츠 등)를 전부 다 하는데 드는 시간이 짧은 게임을 뜻한다.

 

궤도에 오른다는 것은

여기서 게임이 시스템적으로 주는 보상의 시간대비 최대 효율인 이 숙제들을 클리어하는 것에 가능해지는 순간이

바로 그 지점이라 생각한다. 이는 게임 장르에 따라 계정레벨이나 진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경우도 많아서 각양 각색이다.

본인은 이런 숙제가 있는 게임을 플레이 할 때 이 궤도에 "얼마나 빠르게 도착하는가"를 생각하며 즐기곤 하는데

그러다보면 어느 게임을 잡든간에 초반부 플레이에 하드하게 달리고 만다는 부작용이 있다.

또한 캐시재화로 스테미너를 사는 것 만큼은 안하고 있다. (하는게 실제로는 더 좋을 수도 있긴 하다)

주객전도 느낌이라 그런듯..?

 

 

올해 즐긴 모바일 게임들은 다음과 같다.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대항해시대 오리진(이하 대항),

원신,

뉴럴 클라우드

 

각각 궤도에 오르는데 소요된 시간은

 

2달, 1달, 1달, 10일

 

이다.

 

순서대로 보자

------------------------------------------------

우마무스메

 

우마무스메의 경우 워낙 특이해서 게임 시작부터 궤도권에 들어가 있는 모양새이다.

다른 게임들은 대부분 반복 행위를 시작하는 시기에 이미 최적화가 이루어져 있지만

시작부터 육성의 반복인 우마무스메는 플레이어가 선택지를 외워서 반복 육성에 맞춰지는 것 말고는 달라지는게 없다.

처음엔 스토리도 보고 선택지별 대화도 보고 뭐 이것저것 볼게 많지만 그걸 다 본 뒤에는 수동 30분 내외라는 지루한 반복육성만이 남는다.

그렇다고 다른 육성 메인인 rpg 처럼 우상향 그래프가 눈에 보이는건 아니며

내 스펙이 오르면 동일한 운을 가졌을 때 더 높은 스텟의 말딸을 보유하게 될 확률이 오르는 것이라

강해짐에 대한 감각이 썩 좋지 않다.

또한 기나긴 일섭 서비스 순서대로 픽업이 나오고 이미 다 분석된 결과를 통해 가챠를 어느 카드에 지를 지 정해져있는 관계로 긴 기간동안 가챠를 진행하지 않는게 현명하다.

이렇기에 매번 픽업카드를 다 뽑고 말도 다 뽑아버리는 핵과금이 아닌이상 무과금으로 게임하는 것과 중소과금이 게임하는 것은 다를바가 없다.

 

이 게임의 최종 컨텐츠는 자신이 매번 정해진 경기장에 맞게 육성한 말딸 세마리를 들고 운빨 ㅈ망인 매칭 레이스를 즐기는 것이며 일섭이든 한섭이든 변하는게 없다.

역대급 과금을 했지만 효용성이 딱히 체감되진 않고 솔직히 말하자면 이만큼 루즈한 모바게도 없을 것이라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감상 뽕이나 여러 실제 경마 이야기 등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 억지로 리텐션을 찾아야하는 게임이다.

 

적당한 인자풀을 모을 때 까지 2달 정도 걸린 것으로 보인다.  육성 장르에서는 이 정도가 궤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궤도에 오른 뒤 드는 일일 플탐 : 1육성 당 30분 

육성 이외의 컨텐츠에 드는 시간 5분 이내

 

------------------------------------------------

대항해시대 오리진

 

과금도 적당히 했지만 역대급 노답 사이즈 궤도를 지닌 게임으로 자신의 계정레벨, 배 스펙에 따라 시간대비 효율이 상승, 수동 강요 전투 ai 등등 이래저래 문제가 산더미인 게임이다.

 

선택한 첫 캐릭터의 일정 수준까지의 스토리 진행 및 육성은 재미가 느껴지지만 그것은 현실적인 반복을 약간 가려주는 장치일 뿐.

얼추 하다보면 계정레벨, 내파 수준으로 막아놓은 해역에 따라 유저가 진행할 수 있는 이동 루트가 정해지고 그에 따른 반복 무역, 사냥을 통해 레벨링하여 다음 구역으로 진출 하는것을 반복한다.

실질적으로 궤도에 오르는게 게임 분량의 막바지이기 때문에 그 전에 접게되었다.

계단식 구조를 해야 상승욕구가 있을 터인데 서인도 이후 동남아에 도달하기까지 텀이 너무 길고 반복적이며

무역은 아무리 해도 수동 조작요구이기 때문에 새로운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편도무역에 1~2시간씩 망망대해에서 항구 보급만 꾸역꾸역 눌러가며 단순하게 두캇을 벌고 마는 행위도 한달 넘짓 하니 더 이상 못하겠다. 말마따나 대항해시대 2나 4였으면 진즉 엔딩 보고 끝났을 분량이다.

 

궤도에 오른 뒤 드는 일일 플탐 : 최소 한번의 장거리 무역 왕복 2시간

무역 이외의 일일 컨텐츠에 드는 시간 1시간 이내

 

------------------------------------------------

 

원신

서비스 초기에 계정만 만들어두고 실망해서 안했다가 할겜이 없어서 잡은 글로벌 쌉흥겜.

아직 월드 레벨 8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모험레벨 50이 레진(피로도 개념) 소모 컨텐츠는 모두 최상등급에 도전 가능해지기에 이 기점을 궤도에 오른것으로 체크했다.

 

 

궤도에 오른 뒤 드는 일일 플탐 : 레진 소모 전부 다 하는거 합쳐도 30분 이내 

레진 이외의 플레이 할만한 컨텐츠 : 뉴비기준으로는 너무 많음 욕심에 따라 무한

 

------------------------------------------------

뉴럴 클라우드

 

사실 사전기대는 0이었는데 얼떨결에 잡아보자 했다가 꽤 열심히 하는 중

 

대충 일간 초기화 되는 파밍컨텐츠의 최종단계 난이도에 도달하는 시점을 궤도에 올랐다 라고 정의했다.

완전 무과금으로 진행중이며

 

타일이동 -> 전투라는 수동 컨텐츠에 자동 진행 기능(계획 모드)이 있어서 분재로도 탁월하였다. 스펙 오버시에는 반자동 진행이 가능.

전투 진행 한번에 소모하는 스테미너가 큰 편이라 궤도에 오른 뒤 일퀘는 매우 수월했다. 

명함만 따면 풀강까지 아무 캐시요구가 없는 초 라이트한 BM이 특징.

 

궤도에 오른 뒤 드는 일일 플탐 :  아침저녁 합쳐서 15분이 채 안걸림.

레진 이외의 플레이 할만한 컨텐츠 : 행동력 1로 이것저것 해볼 수 있다. 욕심에 따라 xx런도 가능

 

----------------------------------------

이상 즐겨본 / 즐기고 있는 게임들을 써 보았다.

 

 

오프라인 게임에도 궤도가 존재하는가? 나는 존재한다고 본다.

개발이 준비한 모든 학습이 필요한 컨텐츠를 다 즐겼을 때 궤도에 오르는 것이고

jrpg 등은 이 기점이 대충 초중반부에 도달하게 만든다. 도달한 후로는 반복 성장과 스토리 진행만이 남는다.

 

그리고 게임의 재미는 그 궤도를 얼마나 지루해질법한 타이밍에 더 확장시키느냐가 잘 만든 게임의 갈림길일 것이다.

퍼즐게임의 경우 원패턴에 복잡함만 추가한다기 보다 여러가지 기믹을 토대로 궤도를 여러겹 만들어서

스테이지에 적용되는 기믹의 수를 정해놓고 적당한 수준의 중첩을 유지하는 것이

게임 플레이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기믹의 증가가 착실하게 중첩되서 무한히 어려워지는 구도인 게임들이 많다.. ㅠ

 

2022년엔 딱히 글을 싼게 별로 없어서 주절주절 늘어놔 보았다.

수구~